'이런 저런...'에 해당되는 글 298건

  1. 2010.01.04 잔업
  2. 2009.12.28 개심사행
  3. 2009.12.20 짐정리 1 (7)
  4. 2009.12.13 놀라 잠이 깨기
  5. 2009.12.02 타이핑 소리
  6. 2009.12.02 밤은 너그럽다 (2)
  7. 2009.11.18 별똥별
  8. 2009.11.03 이성미
  9. 2009.09.29 의사의 윤리라.
  10. 2009.09.10 반려의 조건 (2)
  11. 2009.09.07 시간 여행은 안된다. (1)
  12. 2009.09.07 Longing (5)
  13. 2009.09.05 밤 하늘 (3)
  14. 2009.09.04 생일
  15. 2009.09.03
  16. 2009.08.27 Cube에 대해서 (6)
  17. 2009.08.24 냠...
  18. 2009.08.22 중대 발표
  19. 2009.08.21 변경
  20. 2009.08.17 발톱 다친 얘기 (2)

잔업

이런 저런... 2010.01.04 18:54

개심사행은 파묻혀 죽을 것 같은 눈 때문에 아무래도 취소해야 할 듯 싶다. 여행이라 이름 붙이기는 좀 부끄러워도 어디 콧구녕에 바람이라도 쐴라캤드만, 괜히 추운데 얼어죽으면 큰일이다 싶다. 아무리 낮은 곳에 있어도 거긴 산이니깐.

 

점심 조금 전의 시간부터 지금까지 아래아한글과 엑셀과 어도브리더와 음음... 또 뭐랑 놀았더라. 암튼 잔업처리하고 있었다. 그냥 애초에, 어디 다른 데 논문을 내는 건 무리가 아니겠냐고 말했더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어쩌냐. 쓰기로 했으니 써야지. 근데, 영어로 써 놓은 거 우리말로 다시 쓰면서 살펴보니, 이거이거 오탈자도 무지하게 많고, 비문도 많고 엉망이다. 아무리 날림으로 썼다지만 졸업 논문이 이 따위라니. 차라리 걍 애초에 우리말로 쓸 걸. 그러면 그냥 주욱 긁어서 조금만 수정하고 보완하면 빨리 끝났을텐데.

 

누가 여러번 그랬다. 일부러 세상을 힘들게 사는 것 같다고. 오늘은 나도 그 말에 동의하고 싶다. 저 한 꺼풀 안 쪽에서는 "아니야, 아니야!" 하고 있지만, 그 놈 입을 좀 틀어막고 싶다. 그나저나 먼 데 있는 절 마루에 앉아서 뼈 시린 바람 맞으면서 노트에 낙서나 하고 오마...하던 계획이 기상 관측사상 초유의 폭설로 인해서 물 건너 가 버려서 쫌 아쉽다. 날 풀리고 꽃 피는 봄이 오면 그 때나 생각해 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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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심사행

이런 저런... 2009.12.28 05:44
연말 이후에 딱히 어딜 갈까 생각이 없었던 차였는데, 얼마전에 갑자기 옛날 친구가 얘기했던 개심사가 생각냈다. 요즘이야 생활권 자체가 넓어졌으니 가기에 그다지 부담이 될 것 같진 않고, 장소도 마음에 들고, 문제는 지금이 추운 계절이라는 것과, 개심사 주변이 그다지 볼 것이 많지 않은데, 그에 비해서 왠지 모르게 유명해서 숙박에 문제가 있진 않을까 하는 것 정도다. 근데 사실 생각해 봐도, 그 추운데 절 하나를 보자고 사람들이 그리 모일까... 음... 아니다. 유명하니 그럴지도 모르겠다. 나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있는 인간들이 어디 한두명이겠는가.

여행은 좋은 것이다.

어디엔가 썼듯이 공개키 암호가 대칭키 암호에 비해서 당연히 좋은 점을 가지듯이, 여행은 좋은 것이다. 문제는 공개키 암호를 감당하겠느냐하는 것처럼 돈도 없는데 여행을 감당하겠느냐가 문제이다.

마치 반사작용같이 2월에 포항에 오겠다고 약속을 했다. 과연 지킬 수 있는 약속인가.

지금 한 치 앞을 보지 못하는 상황에서, 당치도 않은 약속을 한 것은 아닌가 저어한다.

차라리 다음주에 같이 여행을 가자고 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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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정리 1

이런 저런... 2009.12.20 00:38
떠날 날이 얼마 남지 않았느니 짐 정리를 해야 하는데, 사실 보낸 시간에 비하면 놀랍게도 정리할 짐이 그리 많지는 않다. 그래도 몇가지, 택배회사 박스에 마구 구겨 넣어 보내기엔 마음에 걸리는 물건들이 있다.

그 첫번째는 지금 연구실 벽에 걸려 있는 1000pcs짜리 직소 퍼즐들이다. 단순히 맞추는 데에 걸린 시간도 시간이지만, 맞추는 동안 들었던 생각들이 연구실 벽에 걸려 있는 액자들을 볼 때마다 돌이켜 지는지라 역시 가볍지 않은 물건들이다. 솔직히 모두 가져가고 싶지는 않다. 그것들은 이 곳 포항에 속한 것들이고, 이미 나는 이 곳에서의 기억을 땅에 묻고 가리라 마음 먹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러리라고 마음을 먹고 나도, 머리 속의 기억이야 묻고 나도 언젠가는 스믈스믈 기어 나오기도 할 것이고, 지웠다고 완전히 지워지지도 않는 것이니, 굳이 꺼내볼 생각이 들면 꺼내 볼 수도 있는, 말하자면 잃어버리지 않는 것들이다. 반면에 물건들은 그렇지가 못하다. 버리고 가면 정말 버리는 것들이다. 내 머리 속에 근거를 두는 기억이라는 것과는 다르게, 물건들은 내 손을 떠나면, 남이 아무리 잘 관리해 주겠다고 해도 결국은 잃어버리는 것이다.

그래서 문제다. 연구실 벽에 걸린 채로 그냥 두고 싶지는 않다. 땅 파서 묻고 싶지도 않다. 가져가고 싶지도 않다. 제일 좋은 것은 본래 그것들이 속한 곳으로 보내주는 것인데, 지금은 도대체 어디로 보내야 그것들이 목적지에 닿게 될 것인지, 목적지에 닿더라도 버려지지 않고 보존될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 퍼즐들 중에서 특히 처치 곤란인 것은 클림트의 키스이다. 그건 원래가 한 사람에게 속한 물건들인데, 그건 본래 주인이 그 한 사람이라는 것이 아니고, 그 퍼즐을 완성하는 동안 내 머리를 지배하던 사람이 한 사람이었다는 소리이다. 물론 지금은 어찌해 볼 수가 없다. 전화번호는 봉인되었고, 주소는 알 수 없다. 주변의 인맥을 동원한다고 해도 알 수가 없는 것이, 몇 해가 지나는 동안 그와 관련한 나의 인맥도 함께 붕괴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제 정말 처치 곤란이다. 버릴 수도 없고, 가져갈 수도 없고, 아무에게나 줄 수도 없다. 포항에서 지낸 16년 세월을 통째로 마주하는 기분이어서 마음이 무거워진다. 내일 집에 다녀오기 전에는 어떻게든 결정을 해야 할 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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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잠이 깨서 손을 뻗어 핸드폰을 열서 시간을 본다. 대충 9시 20분.

깜짝 놀란다. "아니 9시가 넘도록 왜 알람이 안 울린 거야!"

또 놀란다. "아니 오늘 일요일인데 나 왜 이래!"

그리고, 좀 씁쓸해한다. "나 요즘 왜 일케 조급한 거지..."

요즘의 포항. 떠나기 직전의 시선으로 바라봐서인지 몰라도, 익숙하면서도 무척 낯설다. 다른 것들도 낯설어진 것들이 많다. 오늘 발견한 것은, 일요일의 늦잠도 낯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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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의 액정이 맛이 간 이후로 거의 데스크탑처럼 사용하고 있는데,
노트북의 본체는 각종 케이블들만 연결된 채로 구석에 찌그러져 있고
책상의 전면에는 랩에서 꿍쳐 온 LCD 하나와 예전에 억지 부려서 산
10만원 정도 하는 기계식 키보드가 놓여 있다.

이 키보드 처음 사고 나서는 참 좋아라 했는데, 결국은 시끄러워서 랩에서는
못 쓰고 방에 가져다가 구닥다리로 썩히고만 있었지. 그러다가 드디어
노트북 액정이 사망하고 데스크탑처럼 붙박이가 되고 나서야 진가를 발휘한다.
어차피 방도 혼자 쓰니, 타이핑 소리에 귀를 부여잡고 괴로워할 방돌이도 없다.

느낌.

찰랑 찰랑. 화면에 뭔가를 두드리는 느낌이 좋다.
찰랑 찰랑. 그 소리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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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은 너그럽다.
낮에 한다면 민망할 행동들도 충분히 인용해 줄 수 있다.
낮에 생각하면 부끄러울 것들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

가능하지 않을 것들을 생각해 본다.
지나간 뭐시기 뭐시기.
아직 오지 않은 뭐시기 거시기.

지금껏 저지른 부끄러운 것들을 생각한다.
그리고, 앞으로 저지를 지 모르는 민망한 것들을 상상한다.

밤은 너그... 음...

역시 민망하다.
술이 덜 취했다는 증거.
밤이 항상 너그러운 건 아닌 모양이다.

뿌쓰네 썼던 글을 지워야겠다.
밤은 밤에만 너그럽다.
또 내일 낮이 올 것임을 생각하면 부끄러워 어쩔 줄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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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똥별

이런 저런... 2009.11.18 04:02
유성.

별똥별.

별이 똥을 내지른다. 그것이 하늘에서 떨어진다. 극히 짧은 순간. 아름답다. 하늘 위의 어느 천체보다도 아름답다. 자체로 별이기에 별똥이라 하지 않고 별똥별이라 한다.

LG동 옥상에 담배피러 올라갔다가 하나를 보았다. 유성우라고 하지만, 그것도 시간을 잘 맞추어야 하는 것이지. 겨우 하나를 보았다. 망막에서는 사라졌지만, 뇌리에서는 없어지지 않는다. 무척이나 밝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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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미

이런 저런... 2009.11.03 01:33
한 달 만의 글.

무릎팍에 나온 이성미를 보았다. 보는 내내 겹쳐지는 얼굴이 있어서 불편했지만 눈을 다른 곳으로 돌리지는 못하겠더라. 이성미가 내비치는 그 성격마저도 떠올리게 하는 것이 있었다. 무엇에 홀리기라도 한 듯이 이성미를 쳐다봤다. 나는 사실 이성미를 보고 있던 것이 아니었다. 거기에서 다른 얼굴을 보았고, 다른 목소리를 들었고, 다른 성격을 보았다. 꿈이라도 꾼 기분이었다. 그다지 기분 좋은 꿈은 아닌, 그런... 적당한 몽롱함. 술 먹은 것도 아닌데 취해 있었다고 봐야 할 것 같다. 새삼 생각한다. "이 기억은 참으로 깊게 패여 있었구나."

다음에.

이 다음에 또 TV에서 이성미를 보게 되면 계속 보고 있을 자신은 없을 것 같다. 한 번으로도 충분하고 이미 흘러 넘친다. 술이 고프다. 굳게 용을 쓰지 않았다면 벌써 옷 갈아입고 술 먹으러 도망갔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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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에 소개팅 어쩌구 하면서 다시 보기 싫은 외모의 치과 의사를 두시간 정도 만난 적이 있는데, 이 여자가 하던 얘기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의치전 같은 거 생기는 거 기존 의대 시스템을 옹호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받아들이기 힘들단다. 내가 기존 기득권 세력의 텃세 때문이냐고 했더니, 그게 아니고 중요한 이유가 "의치전 사람들은 의료인으로서의 도덕성이 문제시된다"라는 것이란다. 그냥 잠자코 듣고 있다가 "아.. 그래요?" 몇마디 해주고, "안녕히 가세요~" 인사한 다음날 "행복하세요~" 문자를 날리고는 전화번호를 지웠다. 말 해 줘 봤자 내 입만 아픈 격이었으리라. 이런 생각이 들었었다.

"에이그. 도덕성이 문제가 됐어요? 지금 당신들을 보면 더 나빠질 것도 없는 것 같은데."

http://mlbpark.donga.com/bbs/view.php?bbs=mpark_bbs_bullpen&idx=560748&cpage=1

소식 들은 곳: 포스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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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원래 평생 함께할 반려라면 사랑스러운 여자를 만나서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이라고 생각을 했었다.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어떤 조건들은 사실 그다지 나의 관심을 끌지 못했었다. 그러다가 나이가 들고 특히나 최근에는 나의 눈 앞에 사랑에 빠질 만한 여자를 만나질 못하다 보니 이것 저것 혼자서 공상을 하게 되는데, 소위 반려자의 조건 같은 것들이다. 이런 여자를 만나면 이런 이런 삶을 살겠지. 또 저런 여자를 만나면 저런 저런 삶을 살겠지. 이런 저런 조건들에 따라서 여자(아직 만나질 못했으니 얼굴 없는 여자일 뿐이다)를 대입하고 미래의 삶을 공상해 보는 것이다. 조건... 그런 걸 따지게 된다.

그런데 방금 말한 조건이라는 것들이 세속적으로 따지는 재산 관계라거나 혈연 관계라거나 미모의 정도라거나 하는 것과는 대체로 거리가 먼데, 그게 아직 내가 철이 들지 않았다는 증거이기도 할 것 같다. 예전부터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로 꼽던 것은 "대화가 통하는" 사람인데, 내가 시시 때때로 뜬금없이 뱉어내는 요상한 고사들이나 남들은 아무도 궁금해하지 않을 것 같은 궁금증이나 과연 가능하기나 할 것인지 의심되는 상상 같은 것들을 "이거 뭐야 이상한 놈이네."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길 바랬고, 사회와 인간 관계를 바라보는 대체적인 시각이 비슷하기를 바랬다. 오랫동안 돈이 궁한 삶을 살다 보니 요즘에는 경제적인 성공에 대해서도 예전보다는 많이 관심을 갖게 되긴 했지만 아직도 경제적인 성공은 나에게 순위가 낮은 목표이다. 그러다 보니 2세의 경제적인 성공을 뒷받침하기 위한 나의 경제적 능력이라는 것에도 큰 관심이 없었다. 주변에 가벼운 얘기들을 하는 사람들을 보자면 대화의 주제는 늘 어떻게 하면 돈을 더 벌 것인가로 귀결되는지라, 적어도 반려로 선택할 사람은 그런 시각을 갖지 않길 바랬다. 미래의 마누라가 내가 돈에 관심이 남들보다 적은 것을 보고 바가지를 긁어 댄다면, 나는 정말 견디지 못할 것 같다.

세속적인 결혼의 기준이라는 것은 대체로 현세의 경제적인 부를 쌓아서 2세와 더 멀게는 그 후손들의 부유함을 내포하는 것인데, 나의 기준으로, 당장 돈이 없어 고생(단순히 불편한 정도가 아닌 괴로움이란 뜻이다)하지 않을 정도만 되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내가 요즘 소개팅 어쩌구 하면서 만나고 다닌 여자들 중에서 몇이나 이런 생각을 용인할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용인하는 수준을 떠나서 나에게 동조해 줄 수 있는 여자가 과연 있는지는 더더욱 모를 일이다.

나는 나의 2세가 돈 같은 것에 집착하는 재수없는 것들이 되지 않고 보다 고상한 존재가 되었으면 좋겠다. 나야 너무도 가난했던 어린 시절 때문에 예술이라는 것에 대해서 무지하게 살았지만 나의 2세에게는 좋은 옷과 좋은 집과 좋은 먹을거리보다는 좋은 감성을 물려주고 싶다. 그래서 나의 반려도 그런 좋은 감성을 물려줄 수 있는 소양이 있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한다. 좋은 옷 살 돈으로 책  하나를 더 사고, 좋은 집에 살 돈으로 미술 감상을 더 하고, 좋은 것 먹을 돈으로 음악을 더 들었으면 좋겠다. 물론 그런 데 돈을 많이 쓰면 돈이 돈을 버는 이 사회의 순환 구조에는 편입하지 못할 것 같다. 난 그래도 좋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남는 돈으로 남을 도울 수 있다면 더 좋겠지. 그 정도까지 돈을 벌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백하자면 나는 그다지 이타적인 인물이 되지 못하는지라 남는 돈으로는 궁색하나마 돈을 불려 볼 궁리를 하게 될 것 같기는 하다.

어쨌거나, 중요한 것은 돈 걱정, 애들 과외 걱정, 그런 것에는 덜 신경 쓰는 여자를 만나게 된다면 좋겠다. 돈이야 죽도록 목을 메도 일순간 쪽박을 차는 게 허다하고, 애들이야 아무리 돈을 써도 학자로 대성할 재목이 아니면 비싼 과외 시켜봐야 소용이 없다. (사실 학자로 대성할 재목이면 과외 따위 시켜서 별 도움도 안된다.) 그보다 예술적인 조예(피아노를 기가 막히게 치거나 그림을 신동처럼 그리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가 남달랐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소망이다.




음....


그렇다. 나는 철이 들지 않았다. 그리고 철이 들 생각도 사실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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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캘린더 설정 화면 중 일부.
그렇다. 시간 여행이 지원되려면 엄청 오래 기다려야 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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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nging

이런 저런... 2009.09.07 06:21
꿈 속이 어수선하여 새벽에 잠이 깨다. 뼛속까지 사무치는 외로움. 물을 마셔도 목 마르다. 한 시간이 지나도 다시 잠 들지 못하다. "사랑합니다" 너무 오랫동안 말해보지 못해서 입에서는 곰팡내가 날 것 같다. 울상을 짓지만 눈물 같은 것은 나지 않는다. 여섯시가 지났고 다시 자기에는 이미 늦은 시간이다. 이제 일주일의 시작인데 벌써 마음의 절반이 무너진 것 같다.

반골.

이 기질은 인생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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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하늘

이런 저런... 2009.09.05 23:16
그래 아직 내 눈은 내 카메라보다는 성능이 좋다. ^^
Lbird's Photo
Canon DIGITAL IXUS 950 IS | 1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125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400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2sec | ISO-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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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이런 저런... 2009.09.04 02:05
9월 2일은 생일 파트 1.
9월 3일은 생일 그 파트 2.

파트 2는 조용히 지나갔다. 여우하품 가서 형님이랑 한잔. 술도 적당히 먹었고. 별로 연락 오는 사람도 없었고. 집에는 내일쯤 전화 한 통 해서 담주에 올라간다고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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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생일

이런 저런... 2009.09.03 18:22
최근 꾼 몇 개의 꿈은 참 맹랑했다. 은근 걱정하고 있던 일에 대해서 그것이 안 좋게 풀리는 장면을 기어이 보여주고 만 것이다. 생각 저 깊은 곳에서는 나도 그렇게 될 지 모른다는 걸 알고 있긴 했지만, 꿈 속에서나마 시각적인 현실화를 이루고 나니 난 뾰루퉁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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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be란 정육면체이다. 똑같은 크기와 모양을 한 여섯개의 면으로 이루어진 도형이다. 이루고 있는 요소들을 보자면, 점이 8개이고, 선이 12개이고, 면이 6개인데, 2차원 평면 위에서는 나타낼 수 없어서 3차원 공간에서 비로소 나타낼 수 있다. 평면에서의 cube는 존재할 수 없다. cube를 평면에 구겨 넣다 보면 4삭형이 되기도 하고, 3각형이 되기도 하고, 5각형이 되기도 한다. 근데 그래봤자 cube와는 비슷도 하지 않은 것들이다. 2차원에 사는 생물이 있다면 절대로 cube를 이해할 수 없다. 3차원 공간에 사는 인간이 4차원 공간을 절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것처럼.

나라는 존재는 cube와 같다. 그리고 인간관계는 2차원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므로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3차원 공간의 cube인 나라는 존재를 2차원에 구겨 넣어야 한다. 현세의 인간은 dimension 하나가 상실된 채널을 통해서만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인간관계를 위해서는 나를 2차원에 표현하여 전달해야 한다. 그렇다 보니, 인간관계에서 보여지는 나의 모습은 cube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도형인 4각형이나 3각형이나 5각형이 된다. 다른 인간들도 스스로는 각자의 cube로서 존재하지만 나도 그들을 관찰하자면 2차원으로 투사된 그들의 그릇된 모습 밖에는 볼 수가 없다.

사람은 타인을 완전히 이해하는 것이 애초에 불가능하다. 사람들이 이해했다고 생각하는 나의 모습은 나의 본래 모습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그 무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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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cube, 사교

냠...

이런 저런... 2009.08.24 12:54
이사하고 났더니 하루 평균 10명도 안 찾아오는 아주아주 쾌적한 곳이었는데 cube를 www로 대체하자마자 방문자수가 또 저모양이다. 8/21이 대체한 직후. 주말도 아랑곳 않고 저 정도이니 이거 또 검색 엔진 때려잡기를 해야 하나. 근데, 이제는 구글에서 서비스하는 텍스트큐브인지라 검색 엔진을 완전히 때려잡지는 못할 것 같다. 냐함... 자꾸 돌아가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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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 발표

이런 저런... 2009.08.22 02:50
대대 발표도 아니고 소대 발표도 아니고 중대발표이다. 그 발표를 앞두고 두 사람에게 미리 얘기했다. 하나는 멀쩡한 정신에 대낮에, 또 하나는 약간 취기가 오르는 한 밤중에. 두 사람의 반응은 판이하다. 아니 어쩌면 본질은 같지만 양상만 다를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거나 보여지는 양상은 다르다. 한 사람은 나를 붙잡고 이것저것을 묻고 다각도로 따지고 중요하진 않지만 무시하긴 쫌 힘든 주변의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함께 양념으로 버무린다. 다시 심사숙고한다. 하지만 결정에 변함은 없다. 중대발표를 어떻게 행할 것인지, 파급효과는 어떨 것인지, 앞으로의 전망은 어떨 것인지, 등등등. 그런 것을 생각할 뿐이다.

나머지 한 사람은 지극히 평면적이다. 상황이 입체적임에 대한 고려는 애초에 없다. 지극히 평면적이다. 긴 말을 해봐야 별 득이 없을 인물임을 일찌감치 파악하고 긴 말을 하지 않는다. 나를 바보로 취급하지만 그냥 바보로 있기로 한다. 똥 누고 밑 안 닦은 것처럼 찝찝하긴 하지만, 긴말 하느니 그냥 실실 웃는 게 편하다. 그래도 뭐, 후배한테 바보 취급 당하기는 좀 기분 나쁘다. 차라리 말을 하지 말 것을... 내 딴에는 가까운 후배라 여겨 기껏 얘기해 줬는데 본전도 못 건졌다. 뭐... 그럴 만도 하다. 표면적으로 바보짓인 게 당연하니까. 새삼 랩에서 나의 위상이 얼마나 볼 품 없었던 것인지 실감한다.

하여간, 다 필요 없다. 누가 나를 어떻게 평가하든, 대학원에서 비실비실 세월을 허송하다 더 비참한 끝을 맺느니 여기에서 가위로 쑥닥 자르는것이 더 낫다. 사실 지금도 늦었다. 더 일찍 결정했어야 한다. 문득, 무한도전에 나오는 박명수의 명언이 생각난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는 정말 늦었다. 지금 당장 행동하라."

미국식 연설이었다면 이게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를 때이다." 하면서 꿈과 희망을 던져줄 테지만, 냉정이 따지면 박명수의 말이 옳다. 그게 박명수 혼자서 생각해 낸 말이라면 박명수는 생각보다 대단한 인물일 것이고, 설사 그게 다른 누군가의 말을 주워담았던 것이라고 해도 그 말에는 의미심장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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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불명예

변경

이런 저런... 2009.08.21 02:06
cube.lbird.net이 이제 www.lbird.net을 대체합니다. 뭐... 표면상으로야 별 변화가 없습니다. 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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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bird
너무 버려둔 관계로, 대략 열흘전의 사건.

금요일 밤에 후배랑 휴게실에서 술 먹고 나서 뒷정리를 하는데, 왠지 휴게실 테이블이 삐뚤어진 것이 거슬리는 거다. 그래서 "어이차~" 하고 살짝 들어서 움직이려는데, 이런, 테이블 다리 한 짝이 엄지 발톱을 쳐서 꽤 들렸다. 순간 "아야"하는 외침(!)이 나도 모르게 나왔다. 민감한 부위라 그런지 피가 꽤나 많이 흐르는 것이 덜컥 겁이 났다. 우리 심약한 사람들은 일단 피를 보면 겁부터 나는 걸 어쩔 수가 없다.

'응급실엘 가야 한다!'

술도 꽤 취했겠다, 시간도 대략 새벽 2시를 넘긴듯한 시간이니 정상적인 사람은 택시를 불러타고 병원엘 가야할 텐데, 무슨 정신인지 같이 술 먹었던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이제 막 방에 들어간 모양이다.

"야, 나 병원까지 좀 태워줘."

"형, 나 초보에다 술 먹었어요."

-.-;; 정말 무슨 생각이었는지 모르겠다. 어쨌든, 택시 불러타고 가까운 성모 병원 응급실로 갔다. 으으으... 포항 성모 병원. 악명 높은... 근데 그날은 생각보다 술이 꽤 취했던 것인지, 평소 같으면 왠만하면 안 갔을 성모병원으로 아무 생각 없이 갔다.

응급실은 붐비진 않았지만 근무자가 몇 안되는지라 좀 정신 없는 상황이다. 내 차례를 기다리는 데에 한참이 걸렸다. 옆 침대에는 어떤 아줌마가 음독하고 실려와 있는 것이 좀 끔찍하기도 하고, 나도 발톱에서 피를 꽤 흘린 터여서 어서 빨리 의사가 봐 줬으면 하는지라 이래 저래 긴장이 되고 짜증도 났다. 한참을 지나서 의사(인턴은 아닌 듯. 아마도 레지)가 와서 보더니 이것 저것 건성으로 묻고, 나는 최대한 이것 저것을 설명하려 하고, 의사는 또 건성 건성 묻고, 나는 또 최대한 설명하려 하고, 또 들으려 하고... 하는 뻔한 싸이클을 조금 돌다가 엑스레이를 찍어 보잔다. 엑스레이? 그걸 왜 찍지?

"엑스레이를 찍어요????(강한의문)"

"혹시 모르니까요...(피곤한목소리)"

그리고 나를 휠체어에 실어서 방사선실로 가서는 왼발 전체적으로 4방 정도, 엄지 발가락을 집중적으로 또 4방 정도(3방이었을지도) 찍는다. 혹시 모르니 찍는 것 치고는 너무 많이 찍는 듯한데, 나야 정신 있는 동안에 응급실에 와 본 게 기억도 나지 않는 과거인지라 일단은 잠자코 있기로 한다. 사실은 잠자코 있을 필요가 없었다. 엑스레이를 무슨 목적으로, 또 왜이리 많이 찍는지 물어봤어야 했다. 다시 또 휠체어에 실려와서 얼마간을 기다린 후 의사가 와서 하는 말은 별 이상은 없는데 "혹시 모르니" 반 기브스를 하자고 한다.

"기브스까지 해요?"

"반 기브스요... 혹시 모르니까요."

병원과 친하지 않다 보니 난 사실 반 기브스가 뭔지 잘 몰랐다. 아마도 엄지 발가락 주위에 뭔가를 두르려는 모양이다...정도만 생각했었지. 내가 보아온 기브스는 대개 팔목에서 팔꿈치 정도, 발목에서 무릎 정도의 규모였는지라 그 때 좀 정신을 차리고 반 기스브라는 시술이 뭔지 잘 물어볼 필요가 있었다. 의사가 피곤한 얼굴을 하고 있다고 대충 넘어가는 게 아니었다. 잠시 후에 간호사가 뭔가를 잔뜩 들고 온다. 그때라도 낌새가 이상함을, 그리고 반 기브스라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것만큼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어야 했는데, "어라... 이것 봐라..." 하는 정도에 어찌해야 하는지 모르는 채로, 간호사가 왼 발 전체와 정강이를 꽤 덮는, 내 생각보다 더 큰 구조물을 두르는 걸 어이 없게 지켜보고 있었다.

"굳는 동안 기다리세요."

하고 간호사가 가 버리고 나서 비로소 제대로 된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발톱 들리고 피가 생각보다 많이 난 관계로 무슨 염증의 가능성이 있을까 걱정돼서 온 건데 발목이라도 상한 모양새의 시술을 받았다. 뭔가 이상하지 않은가. 좀 있다가 간호사가 기브스 바깥쪽에 대충 신도록 된 병원표 슬리퍼 한짝을 들고 와서 내 발에 채운다. 물어본다.

"근데 정말 기브스까지 해야 되요?"

"(정확히 잘 기억 안 나는데... 혹시 모르니까요의 요지를 담은 답변)"

"발목 각도가 걷기에 적당하지 않은데, 그럼 어떻게 걸어요?"

"목발 하셔야죠."

"...... -.-;;;"

그 때 팽팽한 줄 하나가 끊어졌다. 이 정도까지 필요 없을 것 같다는 주장을 간호사에게 펼친다. 잘 안 먹힌다. 어차피 간호사야 지시대로 할 뿐. 의사와 얘기하란다. 그럼 의사를 불러와라. 의사가 온다. 같은 주장을 다시 펼친다. 피곤한 얼굴의 의사는 또 혹시 모르니까요의 요지를 담은 답변을 하고, 나는 또 이게 과한 시술이 아닌지 의문을 제기한다. 피곤한 얼굴의 의사가 피곤해 보이는 지연을 한 후 피곤한 어투로 말한다.

"환자분이 불편하시면 기브스는 풀 수 있어요."

쩝... 그래, 발톱 때문에 기브스에 목발이라니 이건 상식적으로 말이 안된다.

"풀어 주세요."

의사는 또 어딘가로 가고, 간호사는 기브스를 풀고, 잠시 후에 의사가 다시 와서 엄지 발톱 부근에 소독약을 좀 바르더니 간호사에게 뭐라뭐라 지시를 하고 다시 간다. 처방전에 들어가는 약들은 뭔지 묻는다. 진통제와 항생제란다. 간호사가 약간의 붕대로 발가락을 감싸고 그 위에 압박 붕대(라고 부르는 게 그 물건 맞나?)를 감는다. "끝났습니다. 계산하시고, 약은 저 쪽에서 어쩌고 저쩌고..."

그리고 나서 잠시 후에 카운터 가서 계산을 하는데, 허걱 이거 돈이 장난이 아니다. 8만원 쯤을 부른 것 같다. 그래, 내가 발목이라도 접질려서 온 거라면 그 정도 쯤 내 줄 수 있다. 근데 발톱 들린 것 가지고 이건 좀 심한 거 아닌가. 아무리 응급실이라는 곳이 눈 감으면 코 베어 가는 곳이라지만. 머리가 바삐 돌아가야 하는데 역시나 술을 먹은 상태라 그리 잘 돌질 않는다. 일단 머리에 떠오르는 기스브 얘기부터 한다.

"그 금액에 혹시 기브스 비용도 포함돼 있나요?"

"네."

"-.-;; 저 기브스 안하고 있는데요."

---(여기에서)---

"그건 환자분이 원해서 푸신 거고, 재활용이 안되는 재료라서요."

"제가 무리한 시술인 것 같다고 해서 푼 건데요."

"그래도 일단 재료를 사용했으니 환자분이 부담하셔야 합니다."

"결과적으로는 제가 그 시술의 혜택을 받지 않았잖아요."

"그러면 시술하기 전에 얘기를 하셨어야죠."

"나중에라도 의사가 풀어도 된다고 했는데요."

---(여기까지 반복)---

술 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하니 그 다람쥐 쳇바퀴를 깰 논리를 짜내지 못한다. 그 와중에 쫌 무리였던 억지 주장 하나는 금새 그 사무원에게 박살나고 다시 쳇바퀴로 돌아간다. 짜증이 나기 시작한다. 고개를 돌리고 낮게, 그러나 들릴 정도로 시벌시벌하고 나서 다시 쳇바퀴로 돌아간다. 젠장 이 싸이클을 깨야 하는데. 결국 시간이 흐르고 이 사무원이 내가 결국 제대로 지불하지 않을 것임을 깨달았을 것이다. 나는 무리수를 두기로 한다.

"그건 제가 판단할 것이 아니고..."

"지금 근무하시는 분 중에 제일 윗 분이 누구세요."

사무장이랬나, 과장이랬나, 과장이면 어느 과장인지, 과장이 아니었나, 암튼 그건 그리 중요한게 아니고, 누군가를 댄다.

"그럼 제가 그분하고 직접 얘기하죠."

"잠시만요." 하고 어디론가 전화를 건다. 그리고 나와 그 사무원 간의 쳇바퀴 돌기의 요지를 누군가에게 전한다. 의사였는지 그 "윗 분"인지는 잘 모르겠다. 목소리를 낮춰서 대화 상대가 누군지를 잘 파악하기가 힘들다. 바퀴는 축이 빠진 듯 한데 그 담에는 어디로 튈지 상황 파악이 잘 안된다. 흥분해서 뒤늦게 술기운이 오른 것인지, 술기운이 올라 흥분한 것인지, 그 후에도 카운터 앞에서 기다림과 혼선이 좀 더 있고, 결국 의사를 보기로 한다.

다시 응급실로 들어가서 의사를 본다. 이번엔 좀 싱겁다. 또 좀 어이 없다. 내가 다시 또 기브스가 과도한 시술인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난 그 비용을 지불할 수 없다는 주장을 하고 마음을 굳게 먹는데, 이 의사 몇 마디 별스런 반격도 하지 않고는

"그럼 그건 제가 지불하죠."

하고 역시나 피곤한 얼굴로 피곤한 걸을을 걸어서 문 뒤로 사라진다. 빠직! 뭐지 이 자식은 -.-++ 어이 없는 얼굴로 그 뒷 모습에 대고 말해 본다.

"그걸 왜 선생님이 지불하죠? 병원이 부담해야죠."

하지만 이미 사라진 뒤. -.-;; 간호사들이 남아서 딴청을 피운다. 간호사들에게 또 말한다. 계속 딴청을 피웠던가, 기억도 안 날 정도의 무의미한 답변을 했던가. 나 같은 진상은 빨리 보내버리는 게 낫겠다는 거군. 뭐 어쨌든 일부러 (동시에 정말로 어이가 없기도 해서) 몇 초간 더 어이 없다는 얼굴을 보여주고 카운터로 다시 나온다.

"기브스 비용은 지불하기로 하셨죠?"

"(뭐야?) 아닌데요. 그 치료하신 의사분이 지불하신다는데요."

고개를 쳐박고 날 쳐다보지도 않는다. 기분 나쁘다. 그리고는 약 받아서 택시를 타기까지는 정말 짧은 시간이 걸렸다. 쫌 허무할 정도로. 택시 기사를 상대로 공감대를 형성하려 시도해 본다. 공감대 형성이 정말 쉽다. -.-;; 근데 방에 들어와서 생각해 보니 엑스레이 얘기는 하지도 못했다. -.-;;;; 괘씸한 마음에 포항성모병원 홈페이지를 찾는다. 어디 한 마디 갈겨줄까 하는데, 못 찾겠다. -.-;;;;;;;;; 정말 못 찾겠더라. 담날 정신 있을 때 다시 찾아봐도 어디에 한 마디를 갈겨줘야 하는지 찾질 못하겠더라.

그리고 또 어이 없는 건, 성모병원은 다신 가고 싶지 않아서 다른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는 발톱의 상태를 보더니 정말 대단치 않은 상태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난 엑스레이 여러방을 아직 어쩌지 못했는지라 그거보다는 대단한 상처였길 바랬다.

"염증은 없을까요?"
"없을 거에요."
"앞으로 어떻게 되나요?"
"안 빠지는 경우도 있는데, 왠만하면 발톱이 빠질 거에요."
"빠진다구요? (허걱 그건 걱정할 일 아닌가요.)"
"다시 나요."
"통증은요?"
"조금씩 아플 텐데... (인심 쓰듯이!) 진통제 처방해줄께요."
(진통제도 꼭 먹을 필요는 없다는 뜻이렸다.)
"뭐 약이나 그런 건 안 발라도 되나요?"
"안 발라도 되는데... (간호사에게) 그럼 여기 여기 이렇게 이렇게 좀 싸매드려. 네 괜찮을 겁니다."
(붕대로 감은 것도 꼭 필요한 건 아니라능.....뜻???)
"병원은 다시 안와도 되나요?"
"네. 안와도 돼요."

간호사, 거즈 조금에 익히 본 적 있는 압박붕대를 감아준다. 감으면서 얘기해 준다.

"저도 발톱 빠져 본 적 있는데요. 이거 이러다가 너덜너덜해지다가 손으로 떼도 될만큼 되면 떼시면 돼요." -.-;;

사고 당시의 잠깐 동안의 출혈과 통증을 빼면 정말 별거 아닌 상처였나. 성모병원서 날린 5만원이 넘었던 병원비가 아깝다. 붕대는 반나절쯤 지나고 내가 답답해서 풀었다. 통증은 별로 없었는데 그래도 처방받은 약이니 먹기는 먹는다. 그러면서도 계속 아깝다. 또 어이 없다. 이런 걸로 기브스 채우고 목발 짚고 다니라고 하는 성모 병원이라니.



이건 뽀나스. 위에 말한 다른 병원이란 대이동에 있는 "좋은 의사들"이라는 일종의 개인병원 연합체(?) 같은 곳이었는데 거기 가 보니 외과가 안보이더라. 그래서 1층에 있는 약국에서 여긴 외과가 없나요? 했더니 외과는 없는데, 어떤 거죠? 발톱을 들려서요. 아, 그런 거면 외과 말고 여기 피부과(!!!) 잘하니 거기 가셔도 돼요...라는 것이다. 오호... 피부과라니. ㅋㅋ 새로운 사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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