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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9.02.14 이사 (2)
  3. 2009.02.12 가카의 흔적을 보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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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2009.01.28 Returning a dream
  9. 2009.01.20 고도...
  10. 2009.01.14 다리 건너기
  11. 2009.01.11 대인관계
  12. 2008.12.24 심난...
  13. 2008.12.11 사는 게..
  14. 2008.11.28 담배 한 대가 짧게 느껴질 때...
  15. 2008.11.25 진한 맥주 한 모금
  16. 2008.11.17 지긋지긋한 관절..아니아니 혈액형 성격설 :( (2)
  17. 2008.11.07 벌써 11월
  18. 2008.09.18 웃기는 싸이
  19. 2008.09.09 자작 palm rest
  20. 2008.09.04 확인

기사 하나.

개자식들이라는 말 밖엔...


아래 짜투리는 허구이며 위 기사와 아무런 관계가 없음.


"장군님! 군량미 부족이 심각한 이 상황에 평소랑 똑같은 양만큼 밥을 퍼 먹던 병사들을 잡아내어 1주일간 금식을 시켰습니다."

"오! 그래 잘 했다. 귀관에게 병사 10명이 10일 먹을 식량을 짱 박아 두고 임의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마. 아, 그리고 내 물어보고 싶은 게 있는데, 얼마 있으면 내 장모님 생신인데 어디 좋은 선물 살 데가 없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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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이런 저런... 2009.02.14 03:33

16동에서는 2003년부터 2008년 여름까지 아주 오래도 살았는데, 18동으로 옮기고 나서 얼마 되지 않아서 어제 또 방을 옮겼다. 19동. 이번엔 1인실이다. 옆에 신경 쓸 사람이 없다는 것이 편하다. 한편으로는 외롭기도 하다. 편안함과 외로움 중에 어느 쪽이 크냐하면 당연히 편안함이지만 외로움이라는 것도 완전히 떨치기는 좀 힘든 감정이다. 나이가 나이니만큼 외로움에 쉽게 휘둘린다. 어쨌거나 이 방은 이제 나의 학교 생활에서 마지막 방이 될 터이다. 98년부터 졸업할 때까지 1동, 이후에 1년동안 18동 3인 1실에 살았지만 그 때는 내 방이라는 느낌도 없었고 방에도 잘 들어가지 않았다. 그 다음에 16동에서 오래 살았고 다음에 18동, 그 다음에 19동이다. 정이 가지 않았던 18동을 제외하면 1동 이후로 계속 monotonic increasing이군. ㅋㅋ 이제 19동이니 더 이상은 없다. 20동은 내가 넘 볼 수 없는 곳이고, 21동은 신입생들만 들어가는 곳이다. 마지막 기숙사, 그리고 마지막 한 해. 그래야 한다.

지긋지긋하게도 오래 학교를 다닌다. 자랑도 못하는 긴 가방끈. 고작해야 박사. 포닥을 한 것도 아니고 왜 이리 이 동네에 오래 남아 있는 건지. 이래저래 아름다운 기억보다는 괴로운 기억이 많은 포항이다. 제발. 어서 빨리 이 동네를 벗어나야지. 그래야 사람답게 살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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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인간이 앉아 있는 자리 때문에 아무래도 이 인간의 흔적을 보지 않고는 살 수가 없다. 어디 산 속에라도 틀어 박혀 있지 않는다면. 그런데 이 인간의 흔적을 보고 있자면 이런 생각이 든다.

"지금은 60년대이고, 이 인간이 사실은 박정희가 아닌가."

너무나 끔찍한 느낌에 화들짝 놀라 정신을 차려보면 지금은 분명히 21세기의 초입이고 그 자식은 그저 인간 쓰레기일 뿐이다. 뉴스를 보기가 너무너무 싫다. 어서 빨리 다음 선거나 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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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 말일에 바꿨던 폰이 마음에 들지 않아서 며칠동안 기분이 심히 좋질 않았는데, 목요일에 SK Telecom 고객 센터에 전화를 해서 꼬치꼬치 따졌더니 결국 폰을 바꿀 수 있게 됐다. 고객센터에서 대리점하고 연락을 했는데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는 모르겠지만 내 편의를 봐 줘서 폰을 다른 모델로 바꿀 수 있게 해 준다고 한다. 내가 추가로 부담하는 비용은 폰의 가격차이만큼이다. 애니콜 제품에 정이 떨어졌는지라 sky 제품을 골랐다. 지난 달에 샀던 당시의 기준으로 가입비도 있고 폰 가격도 2만원이었는지라 합해서 75,000원을 추가로 지불했다. 다른 가게라면 다른 조건인 것을 찾을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내 상황은 "꼭 그 대리점에서만" 모델을 바꿀 수 있었던 터라 그 조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상황은 아니었다. 추가 비용 중에서 폰 가격은 카드로 지불할 수 있어도 가입비는 복잡한 사정이 있는지 현금으로 지불해야 한다고 해서 현금 지급기로 달려가 돈을 찾아다가 줬다. 뭐 애초에 모델을 바꿀 수 있다면 어느 정도의 불편은 감수하기로 마음을 먹었던 터이다. 반품하는 폰은 통화품질 불량 같은 눈가리고 아웅하는 이유를 들어서 어딘가로 보내지는 모양이다. 자세한 것은 내가 신경 쓸 일이 아니지만, 어쨌든 대리점 입장에서는 통상적인 경우가 아니니 어느 정도 손해가 있는 모양이다.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사자마자 마음에 안드는 폰을 2년 넘게 쓰는 것은 도저히 감당해 낼 수 없었다. 이런 모델 교환이 보통의 경우라면 많은 노력을 들여야 가능했을 텐데, 대리점에 먼저 연락 안하고 114에 먼저 연락한 게 잘 한 것 같다. 내가 상대한 것은 친절한 고객센터 상담원이었고 대리점하고는 스트레스 받는 협상을 직접하지 않았다. 대리점에 간 것은 고객센터 상담원이 대리점과 얘기가 잘 되었으니 그냥 가서 바꾸면 된다고 한 이후이다.

어쨌거나 바꾼 모델은 SKY IM-S370이다.

Canon DIGITAL IXUS 950 IS | 1/160sec | ISO-400

예전 폰에 달려 있던 고리형 핸드폰 줄과 USB 스틱을 달았는데 사실 좀 안 어울린다. ㅋㅋ 어쨌거나 sky 제품은 평이 괜히 좋은 것이 아니더라. 화면도 깨끗하고 인터페이스도 손에 금방 적응된다. 키패드가 좀 마음에 안 들지만 참을 만한 수준이다.

Canon DIGITAL IXUS 950 IS | 1/50sec | ISO-200
뽀나스로 매뉴얼에 나오지 않는 기능을 하나 찾아냈는데,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때 글자 크기를 확대/축소 할 수 있는 것이다. 폰 오른 쪽에 두 개의 버튼이 있는데 (세 개처럼 보이지만 하나는 장식) 윗쪽 버튼(카메라)은 확대, 아랫쪽 버튼(자동응답)은 축소이다.

Canon DIGITAL IXUS 950 IS | 1/60sec | ISO-1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60sec | ISO-8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60sec | ISO-100

핸드폰의 기능들이야 다 고만고만한 것이고 눈에 보기 좋으면 되니 만족이다. 그외에 지하철 노선도와 FM 라디오가 되니 그것도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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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평균 400여 명. 한 달에 몇 번은 천 명이 넘을 때도 있다. 하지만 나와 교감하는 방문자는 거의 없다.

아마 대부분 검색 엔진을 타고 들어왔다가 슬쩍 훑어 보고는 나가는 것일 텐데, 사실 그런 방문자들 별로 그렇게 달갑지 않다. 블로그를 없앨까 보다. 아니면 검색 엔진에 인덱싱하지 않도록 설정하든가. 그러면 일단 방문자 수는 눈에 띄게 줄지 않을까. 음... 그런데 줄어봤자 1-200 명으로 줄 텐데, 그 사람들 중 대부분은 또 각종 메타 블로그를 타고 들어오는 사람일 테니 역시 나와 교감하지 않는 방문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것 같다. 쓸 데 없는 짓이다.

정말 블로그 없애고 예전 처럼 개인 홈페이지로 숨어 버릴까. (숨는다는 표현이 쫌 그렇군. 사실 숨는 게 아닌데...) 그러면 좀 위안이 되려나. 생각해 보면 이 블로그의 주소를 잘 못 택했다. www.lbird.net이 아니고 blog.lbird.net 같은 것으로 정할 것을. www라는 이름에는 보다 중요한 역할이 있는 것인데.

뭐, 그것도 역시 쓸 데 없는 생각이다. 이거면 어떻고 저거면 어때. 교감하지 않는 방문자들 좀 들어오면 어때. 행여 여기에 들어와서 뭐라도 건져 가는 사람이 있으면 그걸로 그냥 좋은 거고. 수 초 만에 나가는 사람은 또 그냥 그걸로 어쩔 수 없는 거지 뭐. 없앨 필요까지는 없을 거다. 그냥 옛날 식 홈페이지 하나 만들어서 혼자 노는 게 낫겠다. neoworld.lbird.net 같은 것으로.

근데 언제 만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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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이런 저런... 2009.02.04 12:49

담배 한 대 피려고 옥상에 갔었다.

푸근한 기온에 부드러운 햇살을 맞고 서 있으니 꼭 봄날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늘 한 번 쳐다보고 나니 그 기분이 더 강해졌지. 아... 뭔가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날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시선을 내려 먼 곳에 산을 쳐다보니 아직은 나무들이 쓸쓸한 겨울 빛이다. LG 동 뒷산이야 소나무 천지이지만 먼 곳의 산을 보면 아직 봄은 멀었다.

랩에 앉아 있다가 갑자기 그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아니, 갑자기 그 이름을 발견했고 그 생각이 났다. 2002년 겨울. 그 바람직하지 못한 끝이 생각 났고, 그로부터 시작된 짧지 않은 여정도 생각났다. 그로부터 시작된 것 같다. 오래 됐구나. 평탄치 않은 길이었다. 애처롭게 이어지던 그 길도 이제는 자취를 잃었다. 다른 길을 찾아야 할 테지만, 사실 의욕이 없어 움직이고 싶지 않다. 그냥 좀 주저 앉아 있고 싶다.

김윤아의 유리가면을 듣는다. 자우림 5집과 같은 시기에 녹음했지만 자우림 음반의 타이틀 곡과는 반대인 그 음악들을 들었다. 사랑, 지나고 나면 아무 것도 아닐 마음의 상처를 듣고, 야상곡을 듣고, 봄이 오면을 듣고 Melancholia를 듣고, Girl Talk을 듣는다. 마지막에 Shadow of Your Smile에 있는 봄날은 간다를 듣는다. 봄날은 간다는 유리가면의 노래들을 듣고 나서 듣는 것이 제일 좋다. 은수가 화분을 다시 들고 가는 모습을 본다. 은수가 돌아보는 모습을 본다. 그리고 상우가 들판에 헤드폰을 쓰고 서 있는 모습을 본다. 봄날은 간다를 듣는다.

할머니가 상우에게 한 마지막 말을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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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전에 쓰던 폰이 접촉 불량인지 소리가 들리다 안 들리다 했다. 이것 때문에 곤란한 경우도 당해봤는지라 조만간 폰 하나 장만하리라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지난주 금요일에 시내 나가서 폰을 하나 새로 샀는데 이거 마음에 들지 않는다. 물론, 몇 년 전이었다면 좋아라 했겠지만 이제는 내 취향도 고급이 되었지. 그렇다고 엄청난 고사양의 폰을 바라는 건 아니다. 그런 것 보다는 내가 바라는 것은 LCD 밝기, 화소 크기와 해상도, 가시각 크기, 화면 크기, UI의 편리성, 그리고 전체적인 디자인 순이다.

그런데... 이 놈의 폰은 화소도 너무 굵어서 화면 크기에 비해서 해상도가 낮고 보는 각도에 조금만 틀어져도 색상이 달라져 보이고 UI도 마음에 안든다. 제일 큰 문제가 LCD 화면이 정말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거다. 폰을 가로로 놨을 때 양쪽 눈이 보는 각도가 당연히 다르게 되는데 두 눈에 각각 다른 색상으로 틀어져 보이니 화면이 기이하게 보인다. 이전에 쓰던 폰도 그랬지만 그거야 그 폰이 워낙에 구형 모델이다 보니 참고 쓰던 것이지만 새로 산 폰이, 그것도 나름 최신인데(작년 가을 출시) 이 지경이면 짜증이다. 거기다 오늘 아침에는 모닝콜 듣고 나서 "10분 더" 동작을 하려다가 해당 UI가 먹통이 됐다. 어찌어찌하다가 제 때 못 일어나서 늦게 출근했다.

뭐 다른 건 글로 표현해봐야 그냥 푸념일 뿐이고 화면이 보는 각도에 따라서 색감이 달라지는 것은 사진을 찍어서 올린다. LCD 화면의 경우에 상하 각도에 따라서 편차가 심한 경우가 많고 이 폰의 화면도 그렇기 때문에 상하각의 변화에 대해서 몇 자을 찍었다. (사실 폰을 옆으로 보는 경우가 그렇게 많지는 않지만 저장된 사진이 90도 돌려져 있는 경우에는 폰을 옆으로 하고 보야 한다.) LCD에 중점을 두느라고 측광은 스팟측광으로 하고 white balance는 형광등 모드로 고정했다. 그러다 보니 카메라가 형광등을 가릴 때는 주변이 좀 어둡게 나왔다.

Canon DIGITAL IXUS 950 IS | 1/30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30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250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250sec | ISO-400
Canon DIGITAL IXUS 950 IS | 1/125sec | ISO-400
화소도 요즘 나오는 다른 폰들에 비해서 굵다. 잘 하면 몇 개인지 셀 수도 있겠다. 화면만 보면 구닥다리 폰으로 보인다. 다른 폰들은 화면을 어떻게 돌려 놓고 봐도 이런 현상이 없으니 더 짜증이 나는 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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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반납하기.

좀 전에 꿈 두개를 반납했다.

첫번째 꿈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슬쩍 잠이 들자마자 꿈을 꾸었다. 뭐였더라. 그저 기분 나쁜 꿈이어서 더 이상 계속 꾸고 싶지 않다는 느낌만 남아 있다. 자세를 바꾼다. 틀어 놓았던 TV 소리에 잠시 귀를 기울이다가 다시 또 슬쩍 잠이 든다. 그리고 또 바로 두번째 꿈을 꾼다. 잠이 들자마자 꿈을 꾸는 것을 보면 안락하고 깊은 잠은 아니었던 모양이다.

두번째 꿈은 대충 기억이 난다. 남이 부탁한 불법적인 일을 하다가 들켰었다. 억울했다. 기분이 나빴다. 학교였다. 절대적인 불평등 관계. 여태껏 나의 인간 관계가 대부분 불평등한 관계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참 근본적인 문제에 얽힌 꿈이었다. 하지만 그런 것을 생각하고 있기는 싫었다. 기분이 나쁘니 그만 꾸어야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두번째 꿈도 반납한다. 다시 자세를 바꾼다. 베개 위치가 틀어져 영 불편하다. 다시 잠을 청하다가 또 TV 소리에 신경이 쓰이고, 그러다가 결국 잠이 깬다. 베개를 움직여서 TV를 쳐다본다. 어깨 넘어의 연인? 뭐 그런 영화가 하고 있다. 한참을 보다가 담배를 피러 나갔다 온다.

내 삶도 그러했으면 좋겠다. 적당히 살아보다가 이건 아니다 싶으면 반납하고 다시 새로운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 그랬으면 좋겠다.

...

...

그런데 아마  가능하지 않을 것이다. 나의 꿈이 결국 나의 삶에 근거하듯이, 완전히 새로운 삶이라는 것도 없다. 여태껏 살아온 나의 삶에 모든 것이 얽혀 있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나니 허탈하다. 마치 덫에 걸린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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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 반납

고도...

이런 저런... 2009.01.20 22:11

좀 전에 ipod에 있는 mp3를 갈았는데 새로 채워 넣을 mp3들을 고르고 있자니 마지막으로 음반을 구입한 것이 몇년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새로 cd를 사질 않으니 새로 얻게 되는 mp3도 없었던 거다. 음반도 그렇고, 마지막으로 책을 산 건 언제였더라. 음반이나 책은 그렇다 치고 그 외에 다른 문화 생활도 거의 전무했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영화 본 건 또 언제였드라.

결국 ftp나 뒤지고 있자니, 내 취향에 맞는 음악을 누가 잘 정리해 놓는 것도 아니고, 그냥 훑어만 보다가 말았다. ipod에도 mp3 새로 채우다가 왠지 시들해져서 그만 뒀다.

A: 재미 없군.

B: 재미 없다.

A: 그래, 재미 없네.

B: 뭐 재미 있는 거 없나?

A: 귀찮아.

...

A: 재미 없군.

B: 그래, 재미 없네.

...

A: 재미도 없는데, 가자.

B: 안 돼. 고도를 기다려야지.

A: 아, 그렇지. 그런데 고도는 오늘 오는 거야?

B: 글쎄. 어쨌든 기다려야지.

A: 오늘 말고라도, 언제든 오긴 오는 거야?

B: 글쎄. 오든 안 오든 일단 기다려야지.

A: 그래, 그거 밖엔 할 게 없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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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선배 중에는 조선일보 기자로 근무하는 분이 하나 있다.

작년 여름, 그 선배의 결혼 소식을 들은 김에 조선일보에서 그 선배의 기사 몇을 검색해서 읽었는데, 해소되지 않는 답답함에 결국 키보드를 한참을 두드려서 그 선배에게 결혼 축하 메일을 보냈었다. 결혼 축하 메일이라는 금방 들킬 껍데기를 하고 있었지만, 사실 그 안에 담긴 것은 "선배님, 어찌 그 같은 기사들을 쓰면서 살고 있는 겁니까."하는 무례한 것이었다. 답장은 받지 못했는데, 나는 오늘 왠지 그 답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답장을 받았었는데 내가 기억을 못한다는 그런 말은 아니다. 대신, 오늘 조선일보에서 그 선배가 쓴 기사들을 보고 있자니 마치 그 기사들이 나의 그 무례한 메일에 대한 답인 것처럼 느껴졌다는 말이다. 그 선배와 나와는 다섯 학번이 차이가 나는데, 마치 모니터에서 이런 말이 들려오는 듯했다. "흥! 너 따위가?"

조금전까지 기분도 꾸리꾸리하고 논문 보는 것도 재미가 없어서 술 한잔 하고 잘까 하고 있었는데, 이올린에 올라온 글들을 보다가 미네르바 관련 글들로 옮겨갔다가 또 뭔가로 옮겨갔다가 갑자기 발길에 채인 돌맹이처럼 그 선배의 이름이 튀어올랐다. 정확히는 그 선배에게 보냈던 그 무례한 메일이 구글 검색 결과 중 데스크탑 검색 결과에 있었던 것이다. 그 발견이 우연이라고는 하지만, 사실 그 우연의 모퉁이 모퉁이를 돌다가 마지막 그 선배의 이름이 들어 있는 문을 바라봤을 때, 나는 그 안에 그 이름이 있을 줄 예감하고 있었다. 뭐, 굳이 들춰봐야 기분 좋은 것은 아닌데도, 애완 동물을 괴롭히는 악동과 같은 충동에서 나는 그 문을 열었다. (사실 그 행동은 나를 괴롭히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메일을 발견하고는 잠시 바라보다가 클릭을 하고 말았다. 다시 읽어봐도 무례한 메일이다.

편지의 끝은 이랬다.

(전략)

형이 건넌 다리가 돌아올 수 없는 다리가 아니길 바랍니다.
다시 언젠가 지금은 알 수 없는 어딘가에서 마주치게 되면
조선일보라는 딱지를 인식하지 않고서도 반갑게 인사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내일이 결혼식이니 이 편지는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며칠이
지나고 나면 읽어보시겠군요.

축하드립니다.

마치 별로 축하하고 싶지 않다는 듯이 느껴지는 메일이다. 카하... 내가 정녕 저런 메일을 보냈었단 말인가. 그 선배는 저 메일을 읽고 어떤 기분이었을까. 순간 얼굴이 화끈해졌다. 하지만 잠시 후에는 좀 화가 났다. 조선일보 사이트를 들어간 것은 내가 왜 화가 났는지 나도 얼른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 선배의 기사 몇을 읽고 나서 내가 왜 화가 났었는지 이해를 했다. 화가 난 시점과 화가 난 이유를 발견하는 시점이 순서가 뒤바뀐 듯했지만, 어찌보면, 나는 그 선배가 아직도 조선일보 기자에 어울리는 기사들을 생산하고 있을 거라는 것을 어렴풋이 직감했던 듯하다.

잠시 공상을 해 봤다. 그리고 궁금해졌다.

내 주위에 (지금은 해체되고 없는) 동아리의 늙다리 회원들이 모여 있고, 그 중에 그 선배가 있다면, 나는 "형!" 하면서 술을 한잔 칠 수 있을까. 그리고 그 선배는 나를 어떤 시선으로 바라볼까. 순간 무시할 수 없는 크기의 무언가를 상실한 것 같아서 우울해졌다.

잠시 후 나는 더 우울해졌다.

내가 다리 초입에 서 있다는 건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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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인관계

이런 저런... 2009.01.11 06:10

줘야 할 것을 주고,
받아야 할 것을 받는 사이.

그것이 결국 대인관계다.

바꾸어 말하자면...

줄  수 있는 것을 주려고 하고,
받고 싶은 것을 받으려는 사이.



의문이 든다.

나는 뭘 줄 수 있고, 뭘 받고 싶은 것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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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난...

이런 저런... 2008.12.24 16:38

오늘은 심난해서 더이상 뭘 하기가 싫다. 정확히 말하자면 하기 싫다기보다 뭘 해도 손에 잡히질 않는다.

오늘 청원서를 넣었다. "1년만 더 있게 해주세요." 문장은 잘 쓴 것 같다. 짬밥이 늘어 그런 종류의 글은 얼추 잘 써낸다. 뭐 지금 이 시점에서 별로 자랑할 거리는 아니지만.

은행엘 갔다 왔다. 역시나 대학원생 나부랭이한테는 은행 대출이란 없다. 정부보증 학자금 대출은 내년 2월이나 돼야 알 수 있다. 내가 신청자격이 있는지 그것도 아직 잘 모르겠다. 방은 빨리 구해야 한다. 돈은 없다. 철이 들었다면 학위고 뭐고 당장 때려치고 나가서 뭐라도 해서 돈을 벌어야 할 텐데, 지금에 와서 포기하고 나갈 용기도, 그렇다고 지금 나가서 돈벌이가 잘 되는 일거리를 찾을 수 있으리란 자신감도 없다.

힘든 겨울이다.

논문도 써야 하는데... 손에 잡히질 않는다.

몇 주 전부터 머릿속에만 있는 증명도 해봐야 하는데... 머리가 어수선해서 집중이 안된다.

신경 끄기로 한 곳에 또 신경이 쓰인다. 머리를 흔들자. 그 생각을 떨쳐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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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게..

이런 저런... 2008.12.11 15:07

요즘은 사는 게 참 재미 없고 성가시다. 내 인생에는 왜 이리 걸림돌들이 많은지. 도대체가 좀 마음이 안정이 될라치면 어김없이 무엇인가 불쑥 나타나서 나를 들볶아댄다. 사는 게 피곤하고 짜증난다.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는 것은 좀 뜬금 없는 것인데, 왜냐하면 당장 내 코도 석자인데 이 일이 남의 졸업에 엮여 있다는 것이고, 또 이것이 본래 나에게 엮여야 할 당위가 없다는 것 때문이다. 어쨌거나 여기에서 자세히 썰을 풀만한 꺼리는 되지 못하니 이쯤 하고...

하고 싶은 얘기가 뭔고 하니... 사는 게 재미 없다 보니 나의 인생 자체가 무의미해 보인다는 것이다. 만약 앞으로도 계속 이럴 것 같다면 이대로 계속 삶은 지속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예전에 끄적거렸던 것 중에 니체의 말 한마디에 대한 것이 있었는데, "몇 번이라도 좋다. 이 지독한 삶이여 다시!" 이런 말이야 삶을 끝까지 살아보고 나서 지난 삶을 돌아볼 때에나 어울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아니면 상층민, 또는 가진자들이 자신들의 삶의 기반을 떠 받치고 있는 하층민, 또는 못가진자들이 그 괴로운 삶을 바보처럼 계속 살도록 만들기 위해서나 할 말인 것 같다. 윤회가 사실이라면 이쯤에서 삶을 적당히 끝내고 새로운 삶을 살아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이리라. 물론, 윤회를 이야기하는 불교의 세계관에서는 문제가 이렇게 간단하지는 않다. 그게 아니면 힌두교 정도를 생각해 볼 수도 있겠으나 불교의 세계관 자체가 인도의 고대 설화들에 얽힌 것이니 힌두에서 이야기하는 윤회도 그리 단순한 것은 아닐 것이다. 게임을 하다가 실수를 하면 세이브-로드 신공을 부리는 것 같지는 않을 거라는 말이다.

어쨌거나, 요즘 사는 게 재미 없어서 사는 걸 그만 두는 것에 대해 생각한다고는 해도 현재 나의 심리 상태가 극도로 불안정하거나 심각한 우울증에 빠져 있다거나 한 것은 아니다. 그저 요즘 나를 괴롭히고 있는 내키지 않는 업 때문에 짜증의 정도가 임계치를 살짝 살짝 넘나들고 있는 정도이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은, 자살이라는 것이 꼭 세상이나 자신 또는 주변에 대한 극도의 좌절감 때문에 하는 것은 아니리라는 것이다. 자살을 포함하여 몇가지 다른 선택이 있고 그것을 이성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면 짜증나는 삶을 어쩔 수 없이 이어가는 것 외에 자살도 충분히 이성적으로 선택 가능한 옵션의 하나일 뿐이라는 것이다.

이 정도까지 쓰고 나면 누군가가, "야, 그럼 그만 살어."라고 말할 것만 같다. 근데 생각해 보면 나는 당장 삶을 그만둘 수는 없다. 일단 억지로라도 희망을 가지고 계속 살아가는 것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삶을 그만두는 것에는 위험요소가 너무 많다. 나의 다음 삶은 이번의 내 삶보다 더 열악한 초기조건으로 시작할 수도 있고, 살면서 더 운이 나쁠 수도 있고, 아니면 단순히 "다음 삶"이라는 것이 없을 수도 있다. 그러니 이 삶을 섣불리 끝내지 못하는 것이다. 지금 나의 삶이 한 없이 보잘 것 없다고 해도, 일단 끝까지 살아볼 수 밖에 없는 것 같다. 어쩌면 이번의 삶이 끝나고 나서 "에혀. 정말 시간 낭비였어..."라고 생각하게 될지라도 지금 생각하기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계속 사는 것이다.

그게 지금 내가 가진 정보로 판단할 수 있는 가장 바람직한 선택이다. 다른 정보를 더 얻을 수 있다면 좋겠지만, 그 정보라는 것을 얻는 과정 중에서 세간에 알려져 있는 것들은 그 자체가 고행이거나 과정이 모호하여 과연 더 많은 중요한 정보들을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가 없다. (단순히 나의 무지 때문일지도 모르지.)

어쨌거나 앞으로 몇 년간은 더 살아야 할 것 같다. 그게 십년이 될지, 이십년이 될지, 백년이 될지 알 수 없지만... 아니면 고작 몇일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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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기숙사 앞에서 담배를 피울 때면 이런 저런 공상들을 한다. 또는 옛날 일들을 생각하거나, 미래의 일들에 대해서 걱정을 하거나, 과거의 일에 대해서 후회를 하거나, 현재와는 다른 전개를 상상해 보거나 하는 것들이다. 요즘처럼 사정이 안좋아서 담배 값조차 아깝게 느껴질 때는 가능하면 그 짧은 시간이라도 담배에 집중해야 할 것 같은데도, 매번 담배를 피울 때면 다른 생각들을 하느라고 결국 담배에는 집중을 하지 못한다. 술 자리에서 피우는 담배만큼이나 부질 없이 한 개비가 다 타들어 간다.

그리고... 담배가 짧게 느껴질 때가 있다. 한참만의 공상에서 깨어나고 나면 이미 담배가 다 타 들어가서 좀 더 있으면 필터를 태울 것임을 발견할 때이다. 그럴 때면 좀 슬프다. 날이 갈 수록 좋지 않아지는 건강 탓에 더 피우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채우지만 또 한 편에서는 담배가 주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계속 얻고 싶어지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그래서 슬퍼진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이성이 승리한다. 담배 한 대를 끝내고 나서 자리를 털고 있던 자리로 돌아간다. 담배 피는 시간이 더 길었으면 하던 애석함은 이내 살아지곤 한다. 그런데 가끔 가다가 그렇지 못한 경우가 생긴다. 담배 꽁초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기숙사 문을 다시 들어서면서도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밖으로 나가고 싶어진다. 실제로 다시 또 바깥으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실제로 나가진 않더라도 한동안 괴롭게 남아 있는 그 아쉬움을 계속해서 참아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좀 전에 케이블 TV에서 야심만만 재방송을 봤는데 그 중에 이런 말이 나왔다. 사람이 이기적이어서 애인의 사정보다는 자신의 외로움이 우선한다고. 생각해 본다. 상대방에 대해서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마음으로는 참아내지 못할 것이다. 어차피 사람이라는 것이 이기적이기 때문에. 나의 미천한 경험으로 보면, 세상의 모든 장애물을 견뎌내는 감정이라는 것은 결코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살아서 늙어 죽을 때까지 그런 경우를 한 번이라도 겪어 본다면 오히려 그것이 행운일 것 같다. 심지어 가족에 대해서도 그런 것을 경험하기는 힘들 것 같다. 하물며 기껏해야 몇 개월, 또는 몇 년 뿐인 관계에서 그런 것을 매번 기대하면 그건 욕심쟁이이리라.

하지만, 그런 것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 때 그 이기적인 생각을 조금 접고 마음을 더 넓게 가졌었다면. 살면서 마주치는 이러저러한 관계에서는 그 아쉬움이 비교적 짧게 남거나, 아니면 그런 생각이 들지 않을 때도 있다. "잘 헤어졌어. 그럴 만 했어." 그렇게 생각하는 것이다. 역시나 일천한 경험으로 봐도 그런 경우가 더 많았다. 가끔 생각이야 나겠지만 일단은 흘러간 일이고 다시 되돌리고 싶은 생각은 없다. 그렇다. 가끔 담배가 짧게 느껴져도 기숙사 문을 열고 다시 실내로 들어서면 그 느낌은 사라지는 것이다. (적어도 표면으로 떠 오르지는 않는다.) 그런데... 그렇지 않을 때가 있다.

내가 과거에 벌인 행동들이 너무도 아쉽고, 또, 다른 행동을 했다면 지금의 상황이 훨씬 달라질 수 있었다고 생각하게 되면 그 아쉬움이 쉽사리 사그러지지 않는다. 담배가 짧다. 그 시절도 짧았다. 좀 더 길었다면. 그래서 다른 가능성들을 실현할 기회가 더 많았다면. 그런 생각들을 한다. 담배와 마찬가지로 그런 생각들도 금새 사라지는 경우가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다. 오늘 같은 날이 그렇다.

"그 때 내가 그렇게 하지 않았다면..."

"그 때 내가 이렇게 했더라면..."

"그 때 내가..."

다행인 것은 담배를 피우고 나서 바로 또 담배가 생각이 나는 경우는 가물에 콩 나듯하고, 또 그렇다고 해도 그게 오래 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참지 못하고 담배를 다시 물게 되더라도 한 대 쯤을 더 피울 수는 있겠지만 계속해서 줄담배를 피우게 되지는 않는다. ... 마찬가지다. 과거의 일에 대해서 이런저런 아쉬움에 빠지기도 하고, 가끔은 오래도록 헤어나오지 못하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일상으로 돌아온다. 그리고 다시 또 그런 상태에 빠지기 전에 할 일들을 처리해야 한다. (요즘엔 방해꾼이 있어서 할 일들을 처리할 시간이 좀 부족하지만.)

오늘도 한참을 헤맸다. 지금까지. 그러느라고 또 냉장고의 맥주 비축분이 두 캔이 감소했다.

그래도 내일 아침에 일어나고 나면 제정신을 찾을 것이다. 늦게 일어난다고 해도 점심쯤에는 해야 할 일들을 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희망이 있으니 오늘 잠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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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담배, 미련

맥주를 벌컥벌컥 들이켜고 나서 트림을 기일게 하면 코 끝이 찡해지면서 꼭 세차게 울고 난 것 같은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최근에는 실제로 울어 보질 않았으니 그 느낌이라도 얻으려고 맥주를 마신다. 그런데 문제는 첫 모금에서만 그런 것이 느껴진다는 것이지. 냉장고에 쟁여 두었던 마지막 맥주 한 캔을 따서 마신다. 아쉽다. 더. 더. 더. 그런데 이제 없다. 그리고 더 있다 해도 처음 마셨던 그 느낌은 아닐 것이다.

그나저나 술 좀 줄여야 해. 올 여름에 비하면야 많이 줄었지만, 그래도 더. 더. 더 줄여야 해. 술 먹는 돈이 아까와지려고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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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G 맥주, 울음

얼마전에 포스비의 조크보드에서 이런 글을 봤다. 요는 한국 여자들이 남자 보는 조건이 외국 여자들과는 다르다는 것일 텐데, 나의 관심을 끄는 것은 한국 미녀 3위에 오른 혈액형이다.

(위 이미지는 포스비에 올라온 것을 업어온 것인데, 원 출처는 어딘지 모르겠다. 사실은 실제로 방송 화면에 나온 것인지 그것도 잘 모르겠다. 덧: 좀 전에 알았는데 미수다에 방송된 화면이었다.)

요즘 우리나라의 10대부터 30대까지의 여성들을 보자면 3위의 혈액형은 "성격"으로 바꾸어 넣으면 덜 이상해 보이는 설문 결과가 될 것이다. 요즘 트렌디한 여성들에게는 혈액형=성격이기 때문이다. 도대체 언제쯤 되면 혈액형 성격설이 수그러들까. 궁굼해서 포스비에 투표 하나를 올려봤다. 여자들이 많지 않은 곳이니 결과가 어떻게 나올까 궁금했다. 물론 제대로 된 설문 조사는 아니지만, 역시나 남자들이 득시글한 곳이라 "전혀 관계가 없다"가 반이나 나왔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반 밖에 안 나오다니" 의외다. 7,80 퍼센트로 압도적일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이다.


인터넷과 기타 매체의 힘을 업고 혈액형설이 오히려 더 많이 퍼지는 모양이다. 빠른 정보 전달은 이성적인 사고를 진작시키기도 하지만 반대로 비이성적인 사고를 확산시키기도 하는 모양이다. 얼마 전에도 케이블에서 무한걸스 재방송하는 걸 봤는데, 거기서도 어김 없이 혈액형 이야기가 나온다. 그날 내용은 남자 게스트(찾아보니 김태희 동생 이완이라는 애다) 하나 모셔다 놓고 여자 여섯명이 무슨 게임 같은 걸 하는 내용인데, 게스트의 혈액형을 묻고 나서는 누구랑 잘 맞느니 어쩌고 하는 얘기들을 하고 있다. 케이블 방송 프로그램인 것 치고는 평소에 별 부담이 없이 볼만한 것이라 무한 걸스는 채널 돌리다가 마주치면 계속 보는 편이다. 그런데 혈액형 이야기 나오고 나서 채널 돌려 버렸다. -.-;; 다른 프로그램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공중파에서조차 종종 혈액형 이야기가 걸러지지 않고 방송된다. 그러면 내 욕을 하는 것도 아닌데 왠지 기분이 찝찝해지고 오래지 않아 채널을 돌리게 된다. 이건 마치 갑자기 천동설에 온국민이 열광하는 것을 보는 듯한 기분이다.

어떤 면에서는 오히려 천동설을 주장하고 있다면 그게 낫다. 일단 일상 생활에서 눈으로 보기에 땅은 그대로 있고 하늘이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이건 보편적인 시각이고 과학 교육을 받기 이전에는 누구나 그렇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혈액형이라니... 이건 천동설보다도 못하다. 일상 생활에서 관측할 수 있는 사람의 성향이라는 것이 아주 한정돼 있고 모호한데, 거기다가 혈액형을 정확히 아는 것도 경우에 따라서는 어려울 수 있는 것인데 저런 걸 믿다니. 이건 과학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기보다, 이성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좀 전에 포스비에 이렇게 댓글을 달아놨다.

트랜드(?)에 목말라하는 사람들일 수록 혈액형설에 쉽게 현혹되는 듯 합니다. 싸이 같은 곳에서의 인기 포스트들이나 공중파의 버라이어티쇼나 토크 프로그램(이라고 부르기가 민망 ;)들이 추구하는 것은 거의가 젊은 여성층과 그들과 자주 어울리는 젊은 남성층의 관심일 텐데, 혈액형설도 그런 아기자기한 재미를 주는 소재이죠. 요즘 막나가는 케이블 프로그램들을 보면 언젠가는 혈액형이나 별자리 운세를 대대적으로 다루는 전문 프로그램이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허허.. -.-;;

결국은 유행 따위를 좇는 행태의 하나일 뿐이다. 예전에 한창 유행하던 성격 테스트 같은 것과 별다를 게 없는 것이다. 문제가 있다면 혈액형설을 과학적으로 입증된 것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지. "경험해 보니 맞아"라고 한다면 그래도 불쌍히 여겨 계몽해 줄 수 있지만, "과학적인 거야"라고 한다면 그냥 불쌍할 뿐이다. 달리 뭘 해 볼 수가 없다. 거기다 대고 과학이란 어떤 것인지에 대해서 설명한다는 건 그야말로 쇠귀에 경 읽기다. 창조과학을 과학이라고 말하는 인간들만큼이나 한심한 것이다. 21세기의 고도 기술 사회에서... Pathetic 하다. 불쌍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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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1월

이런 저런... 2008.11.07 02:38

올 여름의 그 해프닝도 이제는 한 번 쓴 웃음으로 넘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그만큼 시간이 또 흘렀다. 이제는 한 해가 또 덧없이 갈 것을 염려해야 할 시기가 됐다.

감정의 깊이는 얼마인가.

그 기억이 세월이 흘러도 쉬이 잊혀지지 않을 것처럼, 다 닳아 없어져 버린 줄 알았던 그 감정도 역시 쉽게 바닥을 보이지 않을 것 같다. 색이 바래고 그 때 느끼던 그대로의 감정은 아닐지라도 말이다. 이제는 죽을 것 처럼 아프지도 않고, 그저 아쉬움에 내뱉는 한숨에 땅이 꺼져버릴 지경이지만, 모양이 바뀌었다고 해도 본체가 없어져 버린 것은 아니다.

다시 소식을 듣게 된다고 해도 가슴이 뛰진 않을 것 같다. 서운함과 아쉬움 같은 것들 때문에 한동안은 옛 감정을 뒤적이면서 되새김질은 하겠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다. 올 여름의 그 일이 그냥 해프닝으로 치부해버릴 일이 되어버린 그 이유가.

다 읽고 나서 책장을 덮은 책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중간의 내용이 궁금하다고 책을 다시 펼쳐 그 부분을 찾아내고 싶지도 않고, 또 그런다고 해도 작가가 갑자기 튀어나와 그 부분을 자세히 설명해 주거나 하지도 않겠지. 다 읽은 책을 무릎 위에 올려 놓고, 조용히 눈을 감고, 편안하게 등을 기대고 앉아서 여운을 즐긴다.

그래... 이제는 그 느낌을 즐길 정도까지나 되었다. 백발 노인이 젊은 시절을 추억하듯이. 그렇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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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싸이 얘기 아님)

싸이에 뭘 좀 지우려고 들어갔는데, 내가 예전에 쓴 댓글들을 지울 수가 없더군.
탈퇴했다가 아이디를 다시 만들어서 그런가 보다.
요는, 내가 예전에 쓰던 아이디라고 해도 같은 사람으로 취급해 주진 않는단 것이다.
웃긴다. 그럴 거면 주민등록번호는 왜 입력하는 거냐.
아예 그런 게 없다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말이다.
실명? 웃기고 있네.

어쨌거나, 흔적을 지우러 들어갔던 건데 건드리지도 못하고 그냥 멀뚱멀뚱 보다가
그냥 창을 닫았다. 짜증난다. 밑 안 닦은 그런 느낌.
여기저기 지저분하게 뭘 흘리고 다녔는데 수습은 못하는 그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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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2) 2008.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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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공간을 좀 적게 사용하고 마우스를 움직이기 위해서 팔이 움직이는 거리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미니 키보드를 하나 구입했다. i-rocks 6610 이라는 제품인데... 음... 이 키보드의 품질은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지만 크기가 작아서 마우스 때문에 쓰는 키보드이다.

그런데, 예전에 쓰던 키보드는 대땅 큰 크기에 팜레스트(palm rest)가 꽤 넓은 MS 무선 키보드였다. 키보드를 바꾸고 나니 그게 없어서 타이핑하기가 영 불편하다. 그래서 자작 팜레스트를 하나 만들었다. 만든지는 꽤 됐는데, 사진 찍은 걸 이제야 올린다.

소장 가치가 없고 다시 볼 일도 없는 워크샵 자료집을 하나 골랐다. 두께는 키보드의 아랫단과 비슷한 것이 좋다. 그리고 대충 노트북의 팜레스트 크기에 맞춰서 칼로 자른다. (쇠자를 대고 몇번 자르고 나면 이후에는 자가 필요 없이 칼질만 해도 된다.) 자른 면을 테이핑해주면 완성이다. 버리면 쓰레기였을 책 하나가 유용한 물건으로 재탄생했다.

에... 그런데 문제는, 이게 키보드에 딱 붙은 것이 아니라서 타이핑을 좀 격렬하게 하다보면 이리저리 움직인다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DIGITAL IXUS 950 IS | 1/80sec | ISO-400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DIGITAL IXUS 950 IS | 1/60sec | ISO-400사용자 삽입 이미지Canon DIGITAL IXUS 950 IS | 1/125sec | ISO-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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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인

이런 저런... 2008.09.04 07:20
확인할 필요가 있었는데, 한참을 헤매다가 드디어 천리안에서 흔적을 확인했다.
살아 있군.
이제 마음이 편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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