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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8.25 잠행

잠행

이런 저런... 2008.08.25 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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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
1  물속에 잠기다, 침몰하다
2  <잠수함 등이> 잠수[잠항]하다
3  보이지 않게 하다

잠수함은 배라는 종류의 물건 중에서는 가장 신비롭다. 비행기라면 스텔스 기능을 갖춘 최첨단의 비행기들이 그나마 비슷하겠지만, 잠수함과 스텔스기는 애초에 비교 대상이 되질 않는다. 스텔스기야 기껏해야 레이더를 속일 뿐이지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니 잠수함은 단지 배 뿐이 아니라 유체 위나 속을 움직이는 물체 중에서는 가장 신비롭다고 생각된다.

보이지 않음. 잠수함이 신비로운 것은 이 때문이다. 물론, 자신이 숨고 나면 자신도 남을 볼 수가 없다. 주변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기껏해야 sonar를 이용해야 하지만, 소리라는 것은 빛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열악한 인식 매체이다. 짙푸른 바다. 물 밑으로 계속 내려가면 종말 외에는 기다리는 것도 없고, 자신을 숨기고 자신도 보질 못하고, 오로지 소리에 의존해서 항행을 한다. 잠행 중에 기뢰에라도 걸리고 나면 그것으로 끝이다. 물위로 자신을 드러내면 집중 포화가 기다리고, 부상할 능력을 잃은 채 물 속에 계속 머물면 다시는 햇빛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심연으로 가라앉는다는 것은 두렵다.

잠행. 잠수함이 신비로우면서 한편으로 서글픈 것은, 이처럼 자신을 숨긴다는 것이 곧 양날의 검이기 때문이다.

U-571. 그 영화가 다시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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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Lbird